> 가문에서 받은 예절교육 탓인지 자세가 곧았다. 서있는 자세도 그랬고, 앉아있을 때조차 등을 곧게 펴고 앉아있고는 했다. 피곤하다며 늘어질 때마저도 귀찮음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과는 다르게 앉은 태만은 곧은 선을 띄었다.

> 아주 짙은 고동색에 가까운 흑발은 햇빛 아래에서는 갈색에 가까운 빛을 내었다. 타고나기를 부드러웠던 머리카락은 본가에서의 꾸준한 관리로 인해 언제나 부드러움을 머금었다. 약간의 부스스 함은 있었지만, 그건 제 자신이 관리하기를 즐기지 않았던 탓이다. 머리카락이 어깨에 아슬아슬하게 닿을 정도로 길기 때문에, 책을 읽는 등의 행위를 할 때는 거슬리지 않게 고무줄 따위의 것으로 묶어버리곤 했다.

> 티는 잘 나지 않지만, 눈꼬리가 약간 올라가 까다로운 인상을 만들었다. 눈동자는 햇빛을 닮은 금색이었다. 금을 녹인듯한 선명한 금색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. 왼쪽 눈 아래에는 작은 점이 하나 있었다. 소위 눈물점이라고 부르는 종류의.

> 대체적으로 무기력해 보이는 인상이었다. 졸려? 피곤해?라는 물음을 자주 듣곤 했다. 표정 변화 역시 크지 않은 편이라 더욱이 그랬다. 그럼에도 기분을 숨기는 성격은 아니라. 싫은 기색이 얼굴에 그대로 보였다.

> 적당히 혈색이 도는 피부는 흰 편이었다. 거의 학교 내에서만 생활하는 탓일 것이다. 얼굴 주위를 감싼 머리카락이 어두운색이라 대비되어 보였다.

> 짧게 자른 손톱은 단정한 편이었다. 길게 기르면 불편하다나, 하는 이유였다.

> 교복은 언제나 단정했다. 와이셔츠부터 추우면 목도리까지. 교복에 충실한 타입. 온도 조절 마법이 걸린 망토는 거의 사계절을 내내 입고 다녔다. 제게 딱 맞게 맞춤 제작한 교복에, 신발은 끈으로 고정하는 형식의 것이었다. 단정한 교복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붉은 물방울 모양의 귀걸이와 목걸이. 누군가 이런 것을 하고 다니면 안 된다고 말하면 사이는 소중하다는 듯 움켜쥐고는 자리를 떠버리곤 했다. 하고 다니지 않는 모습을 거의 볼 수가 없었다.

​외관